♣ 스위시 영상 ♣

** 등불 끄지 못하는 봄밤/조용순 **

은하주 2008. 4. 21. 17:08

등불 끄지 못하는 봄밤/조용순 봄바람이 숲에서 빠져나와 창가를 맴돌더니 얼굴을 스치고 가슴으로 스며들어 이 밤은 잠들지 말자 보챈다 밤은 휴식 시간이라고 문 걸고 눈 감는데 줄기차게 두드리는 바람은 방만을 무너트리고 심장까지 공격하더니 콩콩 콩 빠른 음률을 만들어 가네 제목도 모르는 감미로운 노래까지 흘러나와 깊은 곳에 잠자던 어느 봄날의 추억도 살살 불러내어 잠은 멀리 달아나고 창가에 매달려 봄바람과 마주 선다 이 밤 가슴으로 들어가 휘젓고 다니는 봄바람이 등을 끄지 못하게 하니 어쩌랴 그래, 오늘 밤엔 우리 함께 현란한 꽃밭으로 들어가자 엉겅퀴가 가로막고 파란이 있어도 따스한 혈관의 고동이 밤새 물결 치면 한밤을 잠 못 든다 한들 어떠랴 지금 살아 숨 쉬는 순간들이 감사한 봄이 흐르는 밤인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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