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* 코스모스 사랑 이야기 **

코스모스 사랑 이야기 / 김정수 초가을 들녘에 산들바람 불어오고 누렇게 익어가는 고개 숙인 벼 이삭 길가에 늘어선 색색으로 피워진 코스모스 꽃 깊어가는 가을의 수채화 물결이로구나 색색의 코스모스를 바라보니 사춘기 소녀 시절의 하얀 교복에 얽힌 추억이 수줍은 듯 살며시 고개를 든다 코스모스 꽃이 들길을 수놓을 때쯤이면 하얀 교복 등 자락에 피어나던 풋풋한 첫사랑의 꽃물 장난기 많은 소년의 손엔 빨간 코스모스 한 송이 쥐어져 있고 마음에 담아둔 소녀에게 다가가 "야! 네 등 뒤에 땡 벌이 앉았어 움직이지 마." 하고는 철썩 소리가 나게 후려치고는 쏜살같이 도망을 간다 소녀의 하얀 교복엔 빨간 코스모스가 수채화처럼 그려져 있고 놀란 토끼처럼 동그란 소녀의 눈엔 또 하나의 고운 코스모스 가득 들어 있었지 긴 세월 속에 묻혀가는 추억 한 가닥 그 동무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? 들길에 활짝 핀 코스모스 꽃을 보니 하얀 교복에 수채화처럼 그려넣던 동무들의 사랑이야기가 그리워진다. 행 복 한 하 루 되 세 요